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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가다로 게임지존 다운로드
    카테고리 없음 2021. 5. 10. 19:28
    노가다로 게임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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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가다로 게임지존.txt7.8M


    친구의 배신으로 작업장에서 노예나 다름 없는 삶을 살아온 김민혁. 그가 과거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제대로 된 삶을 살거야. 작업장 생활로 게임 내의 온갖 꼼수를 알고 있는 김민혁. 그가 다시 루나틱으로 향한다.





    프롤로그

    모네터리 필드.

    통칭 달빛 광산.

    게임 루나틱에는 수많은 필드가 존재하지만 이 필드는 개중에서도 특별한 필드에 속했다.

    바로 수집형 필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공격적인 몬스터의 등장 빈도가 현저히 낮다는 뜻이다.

    까앙! 까앙! 까앙!

    달빛 광산 내부는 돌 깨는 소리, 금속 두들기는 소리 따위로 가득했다.

    광석을 캐는 사람들은 대부분 허름한 차림에, 한 손에 곡괭이를 들고 있는 모양새였고, 표정은 거의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삭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루나틱은 게임이고, 게임은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즐기려고 접속해 놓곤 이렇게 좁아터진 광산에서, 속된 말로 노가다만 종일 하고 있으니.

    "……으아! 숙련도 더럽게 안 오르네! 아저씨, 아저씨도 숙련도 채우러 왔어요?"

    한 유저가 곡괭이를 내던지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곁의 중년 남자는 듣는 둥 마는 둥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피곤에 찌든 눈으로 광석을 캘 뿐.

    "이런, 빌어먹을. 어딜 가도 작업장 새끼들밖에 없네. 이게 게임이냐."

    말을 건 유저는 욕설과 함께 경멸 섞인 눈으로 중년 남자를 노려보았다.

    이유야 간단했다.

    작업장 때문에 제 작품 시세가 떨어지니까. 즉, 자신의 이득이 그만큼 감소하니까.

    이곳은 재료가 나오는 필드다.

    1시간 내내 광석을 캐면 3개의 광석을 얻을 수 있다, 운이 좋다면 4개 까지도.

    그 광석 3개를 팔면 10골드를 받을 수 있다.

    수요가 넘쳐 나니까.

    까놓고 이런 작업장 유저, 혹은 몇 안 되는 전문 직업 유저들이 아니라면 값이 2배까지 치솟을 정도로 말이다.

    어쨌든 10골드는 현금으로 10만 원이었고. 루나틱에서의 시간이 현실보다 2배 빠르다는 걸 감안하면, 이것은 시급 20만 원짜리 최고급 막노동이었다, 실제 육체엔 아무런 페널티가 없는.

    ……빌어먹을, 누군 안 지루한 줄 아나. 어린놈이 버르장머리도 없어.

    졸린 눈으로 광석을 캐던 중년 남자, 모아이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사실 그도 짜증이 났다.

    아니, 이게 짜증 나지 않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게임이라지만 졸려 죽을 것 같았으니까.

    이게 몇 시간째냐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작업장에서 당장이라도 쫓겨날 상황이다.

    쫓겨나면?

    안 그래도 빚더민데 길바닥에 누워야 할 판이다.

    그놈의 코인만 아니었어도…….

    모아이가 다시금 멍한 눈으로 곡괭이를 들었다.

    그러던 그때…….

    "야아아아! 메미 떴다! 도망가아아아!"

    "튀세요! 빨리! 메미요, 메미!"

    사람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곡괭이를 냅다 던지고 뛰쳐나가는 사람들.

    잠이 달아났다. 모아이는 눈을 크게 뜨고 광산 저편을 바라보았다. 그대로 몸을 돌려 뛰려던 그 찰나의 순간.

    어둠 너머에서 쿵쾅거리며 달려오는 거대한 괴물이 시야에 잡혔다.

    "이런 제기랄. 산 넘어 산이네."

    메카 미노타우로스. 통칭 메미.

    광산에서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녀석으로, 200레벨을 상회하는 강력한 몬스터였다.

    원래 광산의 주인이었던 드워프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설정의 보스몹.

    저 녀석들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선 특별한 광석 문스톤이 필요했고, 그 문스톤이 바로 모아이가 방금까지 캐던 광석이었다.

    "크워어어어어!"

    귀를 찌르는 포효.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몸을 돌리려던 모아이는 멈칫, 바로 곁의 카트를 바라보았다.

    수북하게 담긴 문스톤.

    이걸 못 챙기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었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바로 전까지 기계적으로만 움직이던 육체는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털썩. 땅이 뺨을 때렸다.

    넘어졌다는 사실을 자각한 건 바로 다음 순간, 이미 그는 메카 미노타우로스와 눈이 마주친 뒤였다.

    1화

    ***

    "그건 네 사정이고."

    "……예?"

    모아이, 김민혁은 멍청하게 대답하곤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책상에 다리를 쫙 벌린 채 거만하게 앉아 있는 남자. 그가 무심한 얼굴로 손톱을 정리하며 다시 말했다.

    "아, 그러니까. 그건 네 사정이라니까. 아무튼 오늘 이자는 못 갚겠다는 소리 아냐?"

    "그, 그러니까요. 사장님, 한 번만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사흘 만에 메카 미노타우로스 뜬 거 아시잖아요."

    "민혁아, 몇 번 말하게 하냐?"

    남자는 손톱깎이를 책상에 내려 두고, 손깍지를 낀 채 김민혁의 눈을 마주 보았다.

    "네 사정이라니까. 내가 알 바 아니잖아, 응?"

    "하, 하지만 사장님……."

    남자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뒈질래?"

    "……죄송합니다."

    움찔.

    김민혁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저 남자는 원래 이런 남자였다. 겉으로는 양복 차림의 젠틀한 이미지지만, 그 본질은 검디검은 사채업자. 애초에 통할 리 없는 이야기였다.

    남자가 다시금 손톱을 손질하며 말했다.

    "어쨌건 저녁까지 이자 만들어 놓고, 안 되면 너랑 나랑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지."

    "하, 하지만……."

    "왜 그래? 알잖아. 돈은 어떻게든 만들게 해 준다. 안 되겠으면 오늘은 그냥 쉬고. 내일 연락 줄 테니까, 이해했지?"

    싱긋. 남자가 웃었다.

    그 표정에 김민혁은 직감했다, 진짜 좆 됐다는 사실을.

    ***

    김민혁은 운이 없었다.

    김민혁 자신도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한 번쯤은 하늘이 도와주지 않을까.

    그렇게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 탓에,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지도 인맥을 만들어 두지도 않았다. 작업할 때의 게임기 사용은 무료였지만 그 외 시간엔 상당한 요금을 지불해야만 했으니까.

    꽤나 부담스러운 돈.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내려면 낼 수 있는 돈이었다.

    다만 조금이라도 빨리 이 작업장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에…… 모조리 빚을 갚는 데 써 버렸을 뿐.

    진짜 좆 같은 세상이네.

    술이 썼다. 김민혁은 마지막 모금을 마신 소주병을 내려놓고 광안대교 난간에 몸을 기댔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 더럽게 곱네. 너~무 곱고 고와서 아니꼬울 지경이야."

    피식.

    실없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스멀거리는 그림자처럼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릴 적엔 달리 특별한 것도 없었다. 그저 가난의 연속이었을 뿐. 고달픈 기억이긴 했지만 그건 단지 그 정도에 불과했다.

    애초에 부모 없는 고아로 자라 왔기에 그게 불행한 것인지도 몰랐으니까.

    결국 스무 살, 성인이 된 김민혁은 예정된 수순처럼 일터로 뛰어들었다.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열심히 살았기에 돈은 꽤 벌었다,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딱 먹고살 만큼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거면 충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4차 산업혁명인지 뭔지가 찾아왔다. 코인이라고 했다.

    -전부 돈 번다니까. 굳이 안 팔아도 돼. 그냥 넣어 두고 시간만 지나면 무조건 불어나니까…….

    주변의 권유와, 어떻게든 이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욕구에, 김민혁은 코인판에 뛰어들었다.

    -코리아 프리미엄. 그 끝은 어디인가.

    -가상 화폐 연일 폭등! 투기판이 되어 버린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 투자자들의 삶 : 가즈아!

    -> 구조대 언제 오나요…….

    -> 가즈아!

    -계속된 호황에 청년 재벌들이 급등했다는…….

    모든 언론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코인을 언급하고 열광하고, 좌절했다. 김민혁은 열광하던 쪽이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친구의 제안은 그때 찾아왔다.

    -너만 알고 있어라. 다른 놈한텐 아직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으니까. 이번에 도는 카더라가 있는데…….

    거부감은 없었다. 친한 친구였고, 또한 꽤나 그럴듯한 설명이었으니까.

    인생을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대출을 받았다, 한계까지. 실패해 본 적이 없었기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지, 미안하다.

    친구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자신도 많이 잃었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포르쉐가 올라오기 전까진 그 말을 믿었다.

    이후는 뻔한 인생이었다.

    빚. 빚. 빚.

    돈을 빌린 업자가 추천해 준 작업장에서 일하고, 먹고, 자고. 그렇게 기계처럼 살아왔으나…….

    이젠 그나마도 쉽지 않겠네.

    김민혁은 쓰게 웃었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잘못이라면 잘못이지만, 그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알래스카 대게잡이라니, 이렇게 해외로 나갈 생각은 없었는데."

    사채업자는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고 했다. 알래스카에서 대게 좀 잡다가 돌아오면, 빚은 눈 녹듯이 없어져 있을 거라고.

    당연히 일주일에 1명씩 죽어 나간다는 사실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절반 가까이 떼어 간다는 이야기는 뒤늦게 들었다.

    석 달 동안 목숨 걸고 받는 돈이 2천만 원.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밀려난 인간들이 향하는 곳.

    새우잡이네, 원양어선이네, 듣긴 했지만 막상 마주한 현실은 그보다도 몇 배는 삭막했다.



    ffff7
    재미있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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