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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쓰는 헌터사 대박
    카테고리 없음 2021. 5. 10. 19:27
    다시쓰는 헌터사
    파일명용량
    다시쓰는 헌터사.txt3.1M


    22세기, 외계종들에 의해 지배되는 지구.
    마침내 마지막 저항군 기지까지 공격당한다.
    덮쳐오는 절망의 순간.
    총사령관 아론은 시공의 문을 폭주시키는데……
    빛과 함께 깨어난 곳은 100년 전, 지구가 아직 인류의 보금자리였던 시대였다.






     # 1

    프롤로그

    2018년, 성혼이 출현하고 열여덟 세계가 도래하다.

    그리고 2118년.

    인류 최후의 저항군 기지가 공격 받고 있었다.


     # 2

    최후의 발악

    아론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물러서지 마라! 자리를 지켜!”

    그러면서 달려들던 괴물의 아가리에 대검을 쳐 넣었다.

    퍼억!

    두툼한 검이 근육을 찢고 뼈를 부수었다. 녹색 피가 선연하게 번지지만 괴물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등 뒤에 뻗은 촉수를 채찍처럼 휘둘러 아론의 목을 노렸다.

    가볍게 회피, 이어 왼손의 총을 겨누어 연발로 갈겼다.

    투타타타!

    지구 전역에서 악명 높은 대구경 권총, 처형자다. 상상을 초월하는 화력에 괴물도 더 이상은 버티지 못했다.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육편이 되어 흩어졌다.

    뿌려지는 체액. 아론은 피하지도 못하고 그걸 다 뒤집어썼다. 아릿한 고통과 함께 눈알이 따끔따끔했다.

    이를 갈며 주위를 둘러본다.

    ‘장갑(裝甲)이라도 갖췄어야 했는데.’

    아론의 자랑거리이자 저항군의 상징이며 외계종들에겐 공포의 대상인 장갑, 멸망왕.

    장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외계종들은 그런 단점을 기가 막히게 치고 들어왔다. 아론이 모종의 일로 밀실에 들어가 있어서 보고를 늦게 받았다는 점도 한몫을 했고.

    그나마 성혼 억제장을 작동시켜서 다행. 그게 아니었으면 대규모 성혼 발현에 모두 쓸려나갔겠지.

    [아직 멀었나?]

    [못해도 24시간은 더 필요합니다!]

    [빌어먹을······]

    텔레파시를 보내보지만 돌아오는 건 부정적인 답변 뿐.

    신음을 삼키던 그때, 멀찍이 어릿한 빛이 반짝였다.

    쭈앙!

    짓쳐드는 적색 광선.

    평소라면 레이저 방패로 반사시켜 역공했겠으나 지금은 불가능하다. 아쉬운 대로 대검을 휘둘러 광선을 쳐냈다.

    “쉬시시식!”

    그 틈을 노려 거대한 사마귀가 달려든다. 휘둘렀던 대검을 회수하지도 않고 허공으로 찔렀다. 그 바람에 사마귀가 대검에 꼬치처럼 꿰여 버렸다. 이어 바닥에 내동댕이치자 외골격이 터지며 피떡이 되었다.

    “퉤! 벌레 같은 놈이!”

    혐오스러운 모습에 침을 뱉는 아론.

    장비가 없다고 얕보지 마라. 아론이야말로 충왕(蟲王)의 지식이 결집된, 장수풍뎅이의 힘과 사마귀의 잔혹함을 모두 갖춘 강화 인간 중의 강화 인간일지니.

    워낙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서일까, 잠시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방금 전의 사마귀는 충왕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존재라 서로 눈치를 보게 되었던 것.

    조금은 입 안이 씁쓸했다.

    ‘개 같은 외계종 놈들······’

    방금 전 사마귀도 원래는 평범한 지구인이었다. 그런 자를 곤충들이 데려다 생체 개조를 통해 사마귀 전사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젠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는 옛날, 아론에게 그러했듯이.

    “허억, 허억.”

    “훅, 훅.”

    주위의 저항군 병사들이 숨을 헐떡인다. 모두 강화인간이고 강력한 장갑을 갖추었으나 벌써 72시간째 이어진 혈전에 지치고야 만 것.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1시간? 2시간?

    다가오는 최후가 눈에 잡힐 듯 선하다. 아론은 이를 악물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최후의 계획만큼은 성공시킬 작정이었다.

    저벅저벅.

    소강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질적인 소음이 기지 광장을 달구었다. 자연히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세 명.

    인간은 인간인데 괴이한 용모를 한 작자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사족 보행을 하는 로봇, 온갖 곤충을 합쳐놓은 곤충인간, 아메바처럼 꿈틀거리는 부정형의 괴물.

    아론의 입이 일그러졌다.

    허탈함과 분노가 버무려져 뚝뚝 떨어졌다.

    “세 총독 나으리들께서 힘을 합칠 줄은 몰랐군.”

    거짓말.

    사실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도록 유도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아론이었으니까.

    사족 보행 로봇, 기갑 총독이 웃는 듯한 소리를 냈다.

    “복수의 검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 정도쯤은 아무 것도 아니지.”

    동의한다는 듯 충왕 총독과 혼돈 총독이 고개를 끄덕인다. 인간을 벗어났고, 누구보다도 성혼 수확에 앞장섰으면서 인간을 흉내 내는 꼬락서니에 욕지기가 올라왔다.

    무기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세 총독을 노려보며 일갈을 터뜨렸다.

    “더 말이 필요한가? 덤벼라! 모조리 죽여주마!”

    눈을 번뜩이는 아론.

    장갑은 없다. 입에서 단내가 풍길 정도로 지쳤다. 탄약도 거의 떨어졌고, 전신에 넘쳐흐르던 성혼의 힘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백만은 발군. 폭풍처럼 사위를 압도했다. 정면에 우글거리는 적들이 잠깐 움찔할 정도. 오직 세 총독만이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아론을 주시하는 중이었다.

    세 총독들은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명백했다. 일시적인 동맹을 맺었다 해도 서로가 서로에게 적 아닌가. 괜히 티끌만큼이라도 부상을 입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아직이냐?’

    변화를 기다리는 것은 세 총독도, 아론도 마찬가지.

    지금쯤 때가 됐는데······

    과연, 저항군에 숨어 있던 비수가 아론의 등을 찔렀다.

    푸욱.

    “큭!”

    마지막 순간 몸을 뒤틀어 왼팔로 막았다. 그 순간 숨겨두었던 문양이 빛을 발하여 타오르는 빛의 검을 막아낸다.

    배신자와 눈이 마주쳤다.

    가무잡잡한 피부, 강인한 갈색 눈동자······

    이미 눈치 챘던, 그러나 믿고 싶지 않았던 진실이 훌쩍 다가왔다.

    “부사령관?”

    부사령관 다나카.

    하긴 이 정도 인물이 배신해야 최근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시도하는 작전마다 조기 발각되어 실패로 돌아갔으니.

    다나카의 눈에 잠깐 음울한 빛이 스쳤다. 그것도 잠깐, 두 팔을 날개 펼치듯 활짝 벌렸다.

    쾅! 콰콰쾅!

    푸른 천상의 화염이 장내를 휩쓸었다. 피아를 식별하고 오로지 적에게만 심판을 내리는 성혼. 본래 인류의 적에게 쏟아졌던 그 불꽃이 오늘은 저항군 병사들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크아악!”

    “부사령관님! 왜 그러시는 겁니까!”

    등 뒤에서 가해진 일격에 누구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나마 성혼을 끌어 모아 버티고는 있으나 풍전등화. 여기에 적들의 공격까지 쏟아졌다.

    괴물들이 달려든다. 곤충들이 덮쳐온다. 기계들의 포격이 이어진다. 더구나 다나카가 발악하듯 공격을 날려대는 바에야.

    눈물을 머금고 명령을 내렸다.

    “퇴각! 퇴각하라!”

    이곳 광장이야말로 마지막 방어선. 돌파 당하면 더는 방어할 곳이 없다. 파멸을 직감하면서도 몸을 뺐다.

    들리느니 인간의 비명이요, 터지느니 인간의 피. 순식간에 저항군의 절반 이상이 죽어 나갔다. 저항군이 멸절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성 싶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다나카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놈을 잡아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총독들이 몸을 날린다.

    가장 앞에 서서 쫓아온다. 뒤쳐진 저항군 병사들에게는 관심조차 없다. 오로지 아론만을 노려보며 일직선으로 추격한다. 그들의 숨결이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듯하여 전신의 솜털이 곤두선다.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든다. 간헐적으로 처형자를 쏘아 반격하는 아론.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탄환이 똑 떨어지고 만다.

    옆에서 달리던 저항군 병사가 이를 갈며 몸을 돌렸다.

    “인류여!”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폭사.

    폭주한 성혼이 파멸을 터뜨린다. 폭발이 세상을 휩쓸었다. 뜻밖의 자폭에 총독들이 순간 돈좌된다.

    “하찮은 수를······”

    그러나 그 뿐. 채 몇 초 지나지도 않아 털끝 하나 다치지도 않은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다시 추격해 오기 시작.

    몇몇의 저항군 병사들이 몸을 돌렸다. 서로를 한 번씩 쳐다본 후, 염원을 담아 아론에게 소리친다.

    “사령관님! 뒤를 부탁합니다!”

    “우리를 기억해 주십쇼!”

    이어지는 폭발, 자폭, 죽음······

    아론은 피눈물을 삼켰다. 무능력한 자신이 밉고, 그들을 속인 자신이 증오스러웠다.

    정말로 이 수밖에 없었을까.

    몇 번을 생각해도 이 방법뿐이었다. 이미 여섯 세계의 수중에 들어간 지구를 탈환하기란 불가능했으니.

    병사들이 스러져 갔다. 그래도 수백은 되었던 병사들이 이제는 거의 남지 않았다. 마지막 통로를 지나서 기지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했을 때는 오직 아론 하나만이 남았다.

    막 충왕 총독의 칼날손이 아론의 등을 잡아채려 할 때였다. 정면의 문이 열리며 포화가 쏟아졌다.



    러프엔프
    받아갑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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